묘법연화의 천태사상이 이 땅에 처음 뿌리내린 것은 고려시대였습니다.
대각국사 의천대사는 당시
혼란했던 고려불교를 하나로 통합하고 바로잡기 위해 6세기경 천태 지의가 개창한 천태종을 한국에 들여왔습니다. 천태사상은
학문과 수행을 두루 겸비한 새로운 불교정신이었으며 불교사상을 모두 아우르고 통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천태종은
석가모니 부처님과 용수보살의 맥을 타고 천태산의 지자대사와 대각국사 의천대사를 통해 불교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는데,
이를 근현대사 이후 소백산에서 중창하신 분이 바로 상월원각대조사입니다. 천태교학은 1세기 경의 용수보살의 공사상과
중관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6세기 경 중국의 천태대사가 장통별원의 화법사교와 화의사교를 바탕으로
오시교판을 체계적으로 확립하였습니다.
지자대사는 교종과 선종의 극심한 대립을 하나로 융합하기 위하여 천태종을 개창하였습니다. 교학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교종과 수행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선종은 두 개와 같이 하나로 불도의 길을 가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주장하기 위해서 천태대사는 교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모든 부처님은 모든 중생들을 성불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며 성문, 연각, 보살의 수행자들이 모두 일불승에 들어 부처님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수행하는 것이 불교도의 목표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수행방법이 있지만, 천태종에서는 염불수행을 주요 수행방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출가인, 재가인 모두가 관음정진을 함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관음정진은 타력신앙으로 알려져 있지만,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정진함으로써 스스로의 자율적인 노력이 필요한 면도 있습니다. 해방 후에 대한불교 천태종을 중창하신 상월원각대조사는 구인사를 창건하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2대 남대충대종사와 3대 김도용대종사가 이 뜻을 받들어 현재 대한불교 천태종의 모습이 갖추어졌습니다.
상월원각대조사는 삼대지표를 통해 구체적인 중생구제를 실천하셨습니다. 삼대지표는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입니다. 애국불교란 단합된 힘으로 자기가 사는 이 시대와 지역에 당면한 여러 가지 과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국가, 사회, 가정,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세계인의 한 사람으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힘쓰는 것을 말합니다. 생활불교란 일상과 수행이 결코 둘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복을 바라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스스로 복을 짓는 적극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염불 수행하여 부지런히 복을 지어야 합니다. 대중불교란 재가자 또한 출가자와 마찬가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추어 개인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동시에 중생구제의 서원을 실천하는 것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