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수행정신은 천태종이 한국사회에서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천태종 수행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사부대중이 함께 참여하는 안거입니다.
부처님 당시 무소유와
탁발을 원칙으로 수행하던 출가자들이 계속적으로 비가 오는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석 달 동안 한곳에 정착하여 머무르면서
수행하던 것이 지금의 안거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안거를 하는 주체는 출가자들이었으며, 재가자는 출가자들이 안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불교 천태종에서는 출가자뿐만 아니라 재가자들도 안거에 참여할 수 있으며, 오히려 재가신도를 제외하고 안거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거기간 동안 재가신도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재가자 스스로 안거의 주체가 될 수 있으니 획기적인
수행의 장이 마련된 것입니다.
매회 천여 명이 넘는 재가 신도가 구인사 한달 안거에 참여하고
있으며, 주경야선의 전통을 이어가며 대중공양을 비롯한 많은 일들을 스님들과 함께 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거기간에는 담당스님들이 재가 신도들의 지도 편달을 위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법문을 하고 관음 기도를
북돋아주어 안거수행을 이끌어주십니다.
스님들의 안거는 재가신도의 동안거 해제 직후 약 2달 동안 시행됩니다. 안거기간 동안에 스님들은 맡고 있던 일체의 외부
소임을 접고 매일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삼보당에서 정진하십니다.
천태종의 안거는
1년에 2번, 1달 동안 전국 천태종 사찰에서 동시에 실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재가신도의 동참이 필수적입니다.
총본산 구인사에서는 매년 열린 안거가 이미 100회를 넘어서 시행되고 있으며, 전국 지역 사찰에서도 누구나 안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안거는 24시간동안 절에 머무르면서 산사밖에 나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직장생활과
집안일을 하면서도 무리없이 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습니다. 낮에는 각자의 직장과 집에서 소임을 다하고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사찰에서 관음정진을 하는 주경야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안거가 시작될 때에는 결제식을 거행하여 보리심을
싹틔우고, 마칠 때는 해제식이 거행되어 수행의 공덕을 온 우주에 회향하게 됩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씩 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마음자리를 여일하게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야말로 가르침과 실천이 하나가
되는 교관겸수의 수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